
필자를 문학의 세계로 이끈 고교 은사 송규호 시인은, 글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이번에 접한 민준기지음 [벗으면 부끄럽다]는 그 대표적인 도서였다. 저자는 독자가 성경에 나오는 사건들을 옛이야기 대하듯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소설과 수필형식을” 빌려 썼다고 한다.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있도록 배려하며 썼다는 것을 첫페이지부터 느낄 수 있다. 하나님의 걸작인 사람을 사람들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창조주의 말씀보다 사탄의 유혹에 빠지는 부끄러운 죄를 범했는데도 여전히 그렇게 말한다. 그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별짓 다하는 것을 보면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으로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나라 사람들의 옷은 바느질 자국이 없다는 뜻이다. 좋은 글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의(義)의 옷, 하나님의 은혜의 옷이야말로 천의무봉이라고 할수 있겠다. 사람은 의를 잃어버리면 부끄럽다. 저자는 인류 최초의 여자 하와가 “좋은 여자였다”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직접 지으시고, 아담의 하와에 대한 고백(창 2:23)으로 볼 때 그녀는 아담에게 좋은 여자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담이지만 하와할머니는 정말 좋은 여자였을까? 아담에게서 의의옷을 벗겨버리고 온 인류에게 그영향을 끼쳤는데...
아담의 죄는 하나님의 당부(當付; 창 2:17)를 듣지 않은 것이었다. 당부는 요구이면서 부탁이다. 창조주의 당부는 무시되었고, 아담에겐 죄가 들어와 부끄러워졌고, 그 죄는 관계가 단절되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었다. 이 병은 오고 오는 세대의 온 인류에게 전염되었고, 예외가 없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이나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런 때에 우리는 그 사건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성경에 기록된 사건을 통하여, 나아가서는 세상사는 동안에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상상력과 비유를 동원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신약에 나타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서술하면서, “은혜를 받은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죄는 우주에 가득할만큼 크고 깊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우주보다 더 크고 깊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는 구원받는다. 구세주를 잉태하기도 한다. 의롭다 칭해주시니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며, 의를 실행하는 데 두려하지 않는다. 창조주 하나님의 예언이 이루어진 처녀잉태일 경우는 예외이지만 처녀잉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율법에 의하면 간음으로 인한 것이기에 돌에 맞아죽어야 하는 죄다. 그러나 비윤리적 관계가 아닌 이유일 경우, 잉태한 자와 잉태된 아기를 동시에 돌로 처 죽이는 것은 더 큰죄악일 것이다.
저자는 정혼자인 요셉이 꿈에 나타난 주의 사자가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라는 말을 따르기로 하고, 서둘러 결혼하는 것이 마리아, 아기 예수, 본인이 사는 길이었다고 재미있게 쓰고 있다.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일이 현현(顯現)되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지만. 사반세기 동안 이민목회를 하면서 열심히 쓴 민준기 목사 저 [벗으면 부끄럽다]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은혜받기 바란다.
펌:Christian Herald